"한국 교육, 디베이트로 바꾸겠다"…한국서 열풍 일으키는 케빈 이
디베이트(Debate) 전도사 전 미주교육신문 케빈 이(사진) 대표를 만났다.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동안 한국에서 토론 문화를 전파하다 며칠 전 귀국했단다. 무척 피곤해 보였다. 우선 첫 질문으로 '디베이트가 한국 교육을 바꿀 수 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당연하죠. 돈을 걸어도 좋아요" 하며 흥분한다. 피곤한 기색이 사라졌다. 이 대표는 디베이트에 미쳤다. 디베이트는 찬반이 확실한 주제로 시간순서가 미리 정해져 있는 형식적 토론이다. 디베이트를 한다는 뜻은 읽고 쓰고 말하고 듣고 자료수집을 한다는 의미다. 달달 외우는 한국식 교육과는 동떨어진 아이템이다. "(학생들에게) 제발 좀 '왜' '어째서' '어떻게'하며 따지자고 부추기고 격려하는 것이 제 일입니다. 생활의 모든 것이 토론주제죠." 이 대표는 한국 출장 기간동안 디베이트 코치를 60명 양성했다. 100시간 이상 강좌를 통해 초.중학생들의 생각을 키웠다. 하루에 8시간 넘게 강연한 적도 있었다. 글로벌 인재를 꿈꾸는 한국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열광적이었다. '왜 이런 생각을 못했지?' 하며 경악을 금치 못했단다. 토론했던 주제들은 핫이슈였다. 학생이라면 누구나 관심있는 두발자유화 무상급식 체벌부터 사형제도 호주제까지. "아이들이 좋아하던가요?"라고 묻자 "재밌는 주제 경쟁심리 참여. 그 세가지를 어우르니 다들 즐겁다고 했습니다. 공부가 즐겁긴 힘들거든요(웃음). 글로벌 인재는 외워선 될 수 없죠"라고 말한다. 디베이트에 자신있다는 소리로 들렸다. 앉은 자세로 이 대표는 손을 좌우로 흔들며 '한국 교육의 비효율성'을 역설했다. 이내 손을 모아 깍지꼈다. 새벽 2시까지 코피 터지게 공부해도 소용없다는 이야기다. 똑똑한 한국 학생들이 '교실 안 벙어리'가 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헛똑똑이 만드는 암기식 교육은 이제 버려야 합니다. '왜'냐고 끊임없이 생각하는 연습을 시켜야죠." 이 대표는 디베이트가 창의적 비판적 사고를 만드는 종합예술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는데 이 대표가 책을 건네주며 꼭 읽어달라 당부한다. 책 제목은 역시 디베이트. 겉표지에 제목을 설명하는 한 문장이 빨간색으로 쓰여있다. 이게 포인트인 것 같다. '대한민국 교육을 바꾼다.' 구혜영 기자